푸단대학 강연, 책임, 이익, 인문 공동체로 한중관계 고도화하자


이해찬 의원은 4월 12일 오후 4시에 중국 3대 명문대 중 하나인 상해 푸단대학 국제문제연구원(원장 우신보) 초청으로 특별강연을 진행했습니다. 이 의원 일행(송영길 의원, 박정 의원)은 쉬닝셩 푸단대 총장의 환대를 받은 후 “평화로 만들어가는 두 개의 백년”이라는 주제로 푸단대 학생과 교수 300여명 앞에서 강연을 하였습니다. 이 의원은 사드문제 해결로 얻은 교훈, 한중관계 고도화를 위한 책임‧이익‧인문공동체 구축 제안, 건국 100주년인 2019년에 한반도평화 실현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습니다.

1시간 가량 진행된 강연 중 주요내용을 발췌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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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 뵙게 되어 대단히 반갑습니다.
방금 복단대학 총장님과 면담을 하고, 저를 과분하게 소개해주셨는데 송구스럽습니다. 저는 1994년도에 김대중 대통령을 모시고 복단대에 온 적이 있습니다. 24년 만에 다시 이렇게 오니까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 곳 상하이는 황포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입니다. 얼마 전 중국이 ‘新時代’를 열고자 했던 제19차 전국대표대회의 뿌리인 중국공산당이 1921년 53명의 당원으로 제1차 당대회를 열었던 역사와 혁명의 도시입니다. 또한 상해는 개혁개방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가장 개혁적이고 개방적인 도시입니다.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수많은 중국의 정치지도자들이 상하이의 경험을 중국 전체로 확산하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개혁개방을 추진한 지 40주년이 되는 해로 푸동의 번영은 당시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상해는 한국에게도 유서 깊은 곳입니다. 99년 전 일본으로부터 빼앗긴 나라를 되찾고자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세우고 민주공화정을 선포한 곳이 상해입니다. 지금도 1932년까지 임시정부로 사용했던 청사가 마당로에 기념관으로 남아 있습니다.  특히 기억해야 할 사건이 있습니다. 1932년 4월 29일 한국에서 온 24살의 청년 윤봉길이 지금은 루쉰공원이 된 홍커우공원에서 열린 전승기념식장에 폭탄을 던져 일제에 큰 타격을 주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중국정부와 국민은 한국의 독립운동에 연대의식을 갖게 되었고 임시정부를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광복군 창설을 도왔고 국제사회에 한국의 독립을 요청하였습니다. 이렇게 보면 상해는 오늘날 한중 우호의 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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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 특사로 왔을 때 사드문제가 있어서 한중관계가 매우 어려웠는데 시진핑 주석을 만나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신뢰를 가지고 서로 대화를 하면 이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작년 5월 문재인 대통령으로 정권교체가 되자마자 저는 문 대통령께 빨리 사드문제를 풀어 중국과 신뢰관계를 회복할 것을 건의했습니다. 중국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해 왔는데 한중관계가 경색되면 북핵문제 해결이 어려워지고 한반도 평화도 담보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시 주석께서 말씀하신 내용을 문 대통령에게 소상히 보고를 드렸습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 마침내 10월 30일 한중 외교당국은 ‘사드문제에 관한 양국의 협의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한국에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의 MD체계에 가입하지 않으며 한미일 군사동맹을 하지 않는다는 한국정부의 기존입장을 분명하게 밝혔고 중국도 이를 존중했습니다. 그 결실로 12월 문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하여 시 주석과 실질적인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를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양국 간 신뢰가 있다면 어떠한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제가 특별수행원으로 왔는데 시 주석과 문 대통령이 서로 농담을 나눌 정도로 신뢰하는 관계가 된 것을 보고 굉장히 보람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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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창올림픽은 역대 최다 참가국과 인원이 참여하여 성공리에 끝났지만 행사 전에는 큰 위기가 있었습니다. 심지어 평창올림픽 개최 70일 전에 대륙간탄도미사일인 ICBM을 발사하면서 일촉즉발의 군사충돌 위기가 고조되었고 미국은 코피(bloody nose)작전도 테이블에 올려놓았습니다. 일부 국가에서는 선수 보호 차원에서 참가 여부를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의 안전을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했고, 북한에는 여러 경로로 올림픽 참가를 요청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빛을 발했는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2018년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 참가와 남북대화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를 밝혔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평창올림픽에 대규모 선수단, 예술단, 응원단을 보냈고, 개막식에 남북한이 공동으로 입장하고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에서 단일팀을 구성했습니다. 중국도 한정(韓正) 정치국 상무위원을 보냈습니다. 얼마 전에 북중 정상회담이 열렸는데, 평창올림픽 기간 만났던 한정 정치국 상무위원과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만나서 얘기를 잘 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평창올림픽이 끝난 후에 3월 5일 한국은 대통령 특사단을 평양에 보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만난 특사단은 남북정상회담 개최 등 6개 사항에 합의했습니다. 제가 놀랐던 것은 난공불락이었던 북한이 선대의 유훈에 따라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북미대화를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었습니다. 뒤이어 5월에 트럼프 대통령과 북미정상회담 합의도 했습니다. 북한은 헌법에 핵보유국을 명시하였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핵 의제는 꺼내지도 못한 것에 비춰보면 그야말로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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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북핵문제를 풀어야 할 때입니다. 역사에 우연이란 없다고 합니다. 필연을 가장한 우연이라고 합니다. 사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관계가 어려운 와중에서도  베를린 선언을 통해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을 설득해서 진정성을 가지고 서로 대화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도 국제제재와 미국 등의 독자제재 속에서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 어려움을 돌파할 길을 모색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논의하는 두 개의 트랙을 동시에 구동하는 현실적인 방안을 찾을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중국이 제시한 ‘쌍중단’과 ‘쌍궤병행’ 전략은 우리의 북핵 해법과 상당히 유사한 것으로 평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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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말에 中北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우리 정부는 북중관계 개선을 적극적으로 환영합니다. 과거 보수정부는 북중 간 균열을 통해 북한의 체제전환을 시도했다면 문재인 정부는 평화공존과 북중관계의 발전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4월 27일 열릴 남북정상회담은 5월 북미정상회담으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입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전협정 당사자인 남‧북‧미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2000년, 2007년의 남북정상회담은 집권 후반기에 이루어져 합의사항에 대한 이행이 불완전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참고해 후속조치를 효과적으로 취하고 최고 지도자간의 핫라인을 가동하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정상회담이 성공리에 끝난다면 북한은 한반도 평화체제와 비핵화를 동시에 논의하는 과정에서 종전선언, 북미수교, 불가침조약, 한반도 평화협정으로 나아갈 기틀을 마련할 것입니다.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섬세하고도 과감한 노력을 함께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고, 멀리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함께 가야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난 3월 20일 제13기 전인대가 종료되고 시진핑 정부 2기가 본격 출범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2022년 5월인데 대체로 시진핑 주석의 임기와 일치합니다. 저는 이 보고서를 읽으면서 중국 정부와 한국 정부의 국정철학이 유사성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정부 대통령의 부정부패와 적폐를 청산하고, 지역의 균형발전과 민생경제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중국도 반부패운동, 사회적 격차 해소, 민생중심의 정치 등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전당대회 보고서에서 가장 많이 강조한 ‘인민’이 시진핑 국정철학이듯이, 문재인 정부도 ‘사람’을 모든 정책의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추진하는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는 문재인 정부의 동북아평화체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과 접목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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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오래전부터 한국과 중국이 협력하여 만들어 낼 동북아시아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를 구상하였고 실천 방안을 생각해 두었습니다.


  첫째는 책임공동체입니다. 짧게는 1894년 청일전쟁, 길게는 16세기 말 임진왜란부터 동북아 주변국들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많은 전쟁을 치렀습니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 65년 동안 전쟁은 없었지만 여전히 불안정하고 임시적인 휴전상태입니다. 무력으로 다른 나라를 침략해 부강해지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개방과 협력, 혁신을 통해 경쟁하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복지국가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땅이 단단하고 기름져야 작물이 잘 자라듯이 안보가 튼튼하지 못하면 경제와 사회가 발전하기 어렵습니다. 중국, 일본, 러시아, 한국, 북한이 동북아시아 지역안보를 공동으로 책임진다면 전쟁위험을 제거하고 항구적 평화체제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두 차례 세계대전을 치른 EU도 했는데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이익공동체입니다. 동북아시아의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위해서 경제적 상호의존을 더욱 높여 서로 의존하지 않으면 안 되는 관계로 발전해야 합니다. 이미 한중일 3국의 상호의존도는 매우 높은 편입니다. 경제적으로만 봐도, 2017년 한중일 간 무역규모는 6,240억 달러로 10년 전보다 2배로 늘었습니다. 한중 간 교역규모는 2017년 2,400억 달러로 늘어났습니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고, 한국은 중국의 최대 수입국입니다. 현재의 교역 형태를 넘어 FTA 서비스투자협정을 체결하고, 한중합작 3국 진출 등 협력의 고도화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한국의 한반도 신경제지도를 접목한다면 동북 3성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경제 르네상스를 구현할 수도 있습니다. 협상 중인 한중일 FTA가 체결된다면 세계 무역규모의 19% 수준인 3국간 무역규모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셋째는 人文공동체입니다.“국가 간 관계의 발전은 종국에 가서는 국민 간 마음이 통하고 뜻이 맞아야 가능해진다”시 주석의 한국 방문 연설에 깊이 동감합니다. 정치와 경제, 안보협력이 국가 관계 발전을 촉진하는 하드파워라면 인문교류는 국민 간 감정을 강화하고 마음을 통하게 하는 소프트 파워입니다. 쌍방향적이고 국민체감적인 인적, 문화적 교류를 통해 양국 국민 간 정서적 유대감을 심화시키고 신뢰관계를 구축하는데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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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심을 잃지 말고 사명을 견지하자”(不忘初心 牢記使命)는 구절이 중국공산당 19차 당대회의 주제라는 것을 읽었습니다. 공산당 창당 백년과 건국 백년이라는 ‘두 개의 백년’이라는 목표는 모두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행복하게 사는 조화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일제 지배와 해방, 한국전쟁, 군사독재, 민주주의 투쟁, 외환위기 등 굴곡진 현대사를 달려온 대한민국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다.
   마침 한국도 2019년이면 대한민국 건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입니다. 일제 지배에 항거하여 1919년 3.1독립만세운동을 계기로 상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했습니다. 이 때 대한민국이란 국호와 민주공화정 정치체제를 만들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과 정부는 1919년 임시정부의 국통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바로 내일이 임시정부 수립 99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저는 그 기념식에 참석하고자 상해에 왔습니다. 중국도 두 개의 백년, 한국도 두 개의 백년을 잘 구축해서 동북아 평화번영공동체를 함께 건설하기를 희망합니다.

 

  올해 한국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렸고 다음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는 일본 도쿄이고 그 다음 2022년 동계올림픽은 베이징에서 열립니다. 평창에서 시작한 한반도 평화의 기운이 퍼져 2020년 도쿄에서 꽃을 피우고 2022년 베이징에서는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열매가 맺기를 바랍니다. 이제 ‘아시아 시대’가 곧 열릴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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